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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15 (월)

[단독 인터뷰] 31기 상철·광수가 말하는 '제한된 1인칭 시점'으로 본 31기

방송을 본 소감을 묻자 광수 "저게 나구나"
"한 바퀴 남았습니다"… 광수의 미안함
상철 '과거의 사건을 제3자가 100% 정확하게 아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

 

 

수학과 출시 변호사와 14년 차 반도체 엔지니어가 본 31기

어제 라이브 방송 예고 게시글에만 2,2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31기를 향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거운 가운데, 라이브 방송에 참여하기 위해 5월 27일 스튜디오를 찾은 광수 님과 상철 님이 솔로나라뉴스와 단독으로 마주 앉았다. 냉철한 이성과 지성으로 무장한 수학과 출신 변호사 상철 님, 그리고 14년 차 반도체 엔지니어 광수 님. 두 사람에게 방송에 다 담기지 못한 31기의 뒷이야기와 소감을 물었다.

 

 

"논란이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

인터뷰의 첫마디부터 솔직했다. 소감을 묻자 광수 님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답했고, 상철 님은 "논란이 많을 거라곤 예상 못 했지만, 저희 열심히 했으니 좋게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모두 최종선택에는 실패했다. 광수는 "진짜 만들고 싶었는데 안 됐다. 저한테는 시간이 좀 부족했던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가장 마음에 남는 상대로는 영자를 꼽았다. "더 노력하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영자 님과 더 많은 대화를 못 한 게 아쉽다"고 했다.

 

눈물의 이유, 그리고 성장

방송에서 눈물을 보였던 장면에 대해 광수 님은 담담하게 회고했다. "그 자리가 너무 힘들었다. 어디 나가서 소리를 지르거나 스트레스를 풀 수도 없고, 카메라가 보고 있는 환경에서 풀 수 없으니… 제게 가장 맞는 표현이 눈물이 아니었나 싶다." 방송을 본 소감을 묻자 그는 "'저게 나구나', '울지 말 걸' 하는 생각도 많이 했다"라며 자칫 부끄러울 수도 있는 장면인데 쿨하게 자신의 모습을 인정했다. 

 

상철이 본 '정희'… "방송 보고 마음을 알았다"

상철 님이 마지막까지 선택을 고민했던 상대는 정희였다. 화제가 됐던 '섬에 간 일'에 대해서는 "분량이 적었는데 그 덕에 한 컷이라도 나온 것 같아 '잘 갔구나' 생각했다"라며 웃었다. 정희 님이 자신에게도 마음이 있었던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는 솔직하게 답했다. "그 당시엔 어느 정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방송을 보니 제가 못 봤던 장면들, 정희 님이 영식 님에게 푹 빠져 있는 모습이 보이더라. '아, 영식 님 쪽으로 마음이 훨씬 컸구나' 하는 건 방송을 보면서 더 확실히 느꼈다."라고 말했다. 

 

변호사 vs 삼성전자, 그리고 '하트 논란'

결혼정보업계에서 최고의 신랑감으로 꼽히던 '변호사'를, 이제 '삼성전자 엔지니어'가 눌렀다는 질문자의 말에 두 사람은 서로 상대가 대단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광수는 자사주를 많이 보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많이 들고 있다. 성과급도… 지나치게 많아질까 걱정"이라며 웃었다. 그말은 들은 상철은 '나눠 달라' 농담을 했다. 

 

제한적 1인칭 시점

가장 민감한 대목은 상철 님을 둘러싼 이른바 '하트(좋아요) 논란'이었다. 그는 "제 무덤을 파는 것 같아 조심스럽다"면서도 차분히 경위를 설명했다. "인스타그램을 뒤늦게 시작했다. 집에서 첫 방송 보는 모임을 했는데, 다들 신나서 술을 많이 마셨다. 새벽 3시쯤 거실 바닥에 누워 잔 사진을 누가 찍어줬고, 그 사진과 함께 첫 방송 소감을 제 변호사 경험과 버무려 글로 올렸다.

 

처음 이틀은 별 이슈가 없었다. 그런데 어떤 하나의 해석이 등장한 뒤로 '저 사람이 어느 편을 들었다', '비겁하게 빠진다'는 식으로 글이 읽히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제가 별생각 없이 댓글에 누르던 하트가 캡처돼 돌아다녔다. '대리해 달라', '손해배상 해 달라'는 댓글에까지 너무 경솔하게 하트를 눌렀던 것 같다. 그게 제가 한쪽 편을 들었다고 해석돼버렸다."

 

변호사다운 분석도 덧붙였다. "제가 변호사 일을 해봐도, 어느 한쪽이 100% 잘못인 경우는 잘 없다. 물론 경중은 있다." 그는 기수 내 분위기에 대해서도 "촬영이 끝나고 방송 시작 전까지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방송이 시작되고, 출연자들이 자신이 보지 못했던 면들을 보게 되면서 감정이 올라온 건지, 지금은 기수 내부 사이가 더 소원해진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상철의 글은 기자가 봐도 심오한 부분이 있었다. 기호철학자 들뢰즈이 통찰처럼 우리는 현상과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없다. 자신의 언어와 경험이 만든 1인칭 시점의 한계 때문이다. 변호사 상철은 이 문제를 31기를 경험하면서 압축적으로 표현한 명문이다.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느낀
'과거의 사건을 제3자가 100% 정확하게 아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는 것.
사건이 발생한 이후 세상에는 오직 '제한된 1인칭 시점'만이 남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자신이 겪고 느낀 것조차 파편적으로 기억합니다.
-31기 상철이 인스타그램에 남긴 글-

 

그러나 이런 고도의 이성주의는 사람들이 분노만을 부추길 뿐이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사건을 의뢰하고자 한다면 의뢰인의 기분만 맞춰주는 소장으로 패소의 지옥으로 몰아 넣는 변호사보다는 냉정한 법리와 인간 본성을 이해하는 변호사를 선택할 것으로 본다.

 

 

"한 바퀴 남았습니다"… 광수의 미안함

광수 님에게는 또 다른 마음의 짐이 있었다. 결승선을 앞둔 달리기 장면에서 그가 외친 "한 바퀴 남았습니다"라는 응원이다. "정숙 님이 더 뛰어서 슈퍼데이트권을 땄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그런데 그 외침을 듣고 결승 직전의 두 분이 헷갈리신 것 같다. 제가 승부에 영향을 준 게 아닌가 많이 걱정했다." 그는 "제가 원하던 바와 다른 결과가 생길 수 있구나 하는 걸 느꼈다"고 했다. 왜냐하면 한 바퀴를 더 뛰기 위해 힘 조절을 영숙이 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랑이란, 결혼이란

마지막으로 두 사람에게 사랑과 결혼의 정의를 물었다.

광수는 꺼지지 않는 모닥불이라 답했다. "잔잔히 서로 타오르면서, 서로를 따뜻하게 밝혀주고 감싸줄 수 있는 것." 상철은 한 인터넷 글에서 봤다는 정의에 공감했다며 "같이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라 했다. "쓸데없는 짓 하고, 쓸데없는 이야기 나누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 그런 사람과 시간을 보내는 게 결국 사랑 아닐까."

 

결혼에 대해 상철은 "숙제"라고 잘라 말했다. "지금 당장 빨리 해야 하는 숙제다. 하고 싶다." 광수는 자신의 '모닥불' 비유를 이어갔다. "모닥불이 다 타고 재가 남아도, 그 재가 공기를 맑게 해주듯 서로의 곁을 깨끗하게 해줄 수 있는 것. 그게 결혼이라고 생각한다."

 

강한 엘리트

상철은 서초동 법무 법인에서 근무하고 광수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분 14년 차 엔지니어다.  말이 필요 없는 엘리트이며 모두가 선망하는 신랑감이다. 두 사람은 솔로나라에서 실패했고 상철은 직업적인 냉철함으로 글 하나 올리고 온갖 악플에 시달린다. 그러나 두 사람은 지적 능력으로 중심을 잡으며 흔들리지 않는다.

 

지금 사람들의 비난과 욕설은 시간이 지나면 흐려지고 사라지겠지만 사건을 100%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겸손함과 자기 자신의 결함을 인지하는 소크라테스적인 앎은 두 사람을 지탱하는 힘이라는 것을 깨닫게 했다. 그것이 엘리트의 힘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