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고 볶는 여행] “여자들은 대접 받으러 온 거야?” 터지는 불만 속 한 스푼의 깨달음
[지지고 볶는 여행] “미안해 정숙아” 반성의 편지로 눈물 바다가 된 정숙
[지지고 볶는 여행] 마지막 날 폭발한 백합과 맞받아치는 영식
[지지고 볶는 여행] 한이 서린 두 여자의 한풀이 타임
[지지고 볶는 여행] 그 젊었던 열기는 잔상이 되어 인도에 남으리


영식과 영수의 심야 대화

여행 프로그램의 새로운 형식과 깊이를 전해준 ‘지지고 볶는 여행’ 인도 여행 마지막 회가 31일 밤 8시 40분에 ENA와 SBS플러스를 통해 방송되었다. 파트너를 두고 어렵사리 숙소를 빠져나온 두 남자가 한밤 카페에서 술을 마시며 그동안 못 한 여행 이야기를 풀어냈다. 4기 영수가 타지마할을 갈지 말지 당일까지 결정을 못 한 에피소드를 전하자 10기 영식은 “난 그런 건 너무 너무 싫다.”라며 깊이 공감했다. 영식은 “여행은 남녀가 협력해서 뭔가 만들어야 하는데 남자가 여자 모시는 콘셉트야.”라고 덧붙이자 4기 영수는 공감하면서 “정숙이를 통해서 되게 많이 배웠어. 참는 데는 한계가 없구나.”라고 말해 영식과 MC들을 크게 웃음 짓게 했다.
4기 영수의 반성

하지만 4기 영수는 인터뷰에서 정숙을 어리게만 보고 이기려고 했던 자신의 모습을 반성했다. “정숙이를 내가 조금 더 어떻게 좀 챙겼으면 어땠을까? 나름 그 순간순간에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는데 결국은 저를 위한 최선이었던 것 같아요.”라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정숙에게 연기를 했던 것이라고 반성했다. 게다가 정숙은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며 “저보다 성숙한 친구인 것 같고.”라고 말해 보는 이를 숙연하게 했다.
새벽 2시 복귀
10기 영식이 숙소로 돌아왔다. 백합은 아직 잠을 자지 않고 있었고 영식은 “되게 괜찮은 레스토랑을 갔다 왔다.” 백합을 데려가지 못해서 신경 쓰였다며 미안해했다. 4기 영수도 숙소로 복귀했다. 정숙은 소파에서 이불을 덮고 자고 있었다. 뭔가 할 말이 있었던 영수는 정숙이 자는 소파 옆으로 다가갔으나 그대로 뒤돌아서서 편지를 썼다. 또 싸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귀가였기에 더 미안한 마음이 생겨 편지를 쓰고 정숙이가 자는 소파 옆에 탁자에 놔두었다.
‘나는 내가 너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줄 알았는데 네가 나로 인해 고통받고 힘들었다는 생각을 못 했던 것 같아서 너무 미안해지고 고마워지더라고. 하고 싶은 걸 하는 것보다 하기 싫은 걸 해야 했던 정숙이 네가 너무 힘들었을 것 같아. 너무 미안하고 너무 고마워. 너무 미안하고 고맙고 고맙고 고마워! 남은 하루 마무리 잘하고 무사히 한국 복귀 잘하자. 우리. 꿈 같은, 그리고 감사한 인도 여행이었어. 우리네 인생에 잊지 못할 소설로 남겨 보자. 고마워!!’
정숙의 눈물

아침이 되어 잠에서 깨어난 정숙이 소파에 누워서 편지를 읽었다. 정숙은 눈물을 흘리며 소리 없이 울었고 미소도 터져 나왔다. 영수가 자고 있는 침대 옆에서 그루비룸의 ‘yes or no’를 틀면서 정숙은 흐뭇하게 웃었다. 김건모의 ‘첫 만남’, 에픽하이의 ‘연애소설’ 등을 연속으로 틀어 놓으며 정성 들여 화장을 했다. ‘연애소설’의 가사 “가진 게 없던 내게네가 준 상처 덕분에 나도 주인공이 돼보네 in a sad love story.” 는 모두 정숙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
정숙의 마음

영수가 깨어나자 정숙은 무심한 듯 '어쩌다 보니 남았다'는 비타민을 4기 영수에게 먹으라고 줬다. 영수가 잠결에 들은 김건모의 노래 한 구절을 흥얼거리자 정숙은 “그 노래 들었어?”라고 물으며 좋아서 웃었다. 정숙은 영수가 화장실에 들어간 사이에 지볶행 십약조 액자 옆에 영수가 준 편지를 배치하고 기념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흐뭇하게 사진을 바라보았다. 그때 영수가 화장실 문을 열고 나오자 부끄러움에 소파로 쓰러졌다. 그러면서 얼굴을 들지도 못하면서 일부러 퉁명스럽게 “앞으로 나온다고 말을 하고 나와 줄래?”라며 자신의 마음을 숨기려 애썼다.
정숙의 마음
반면 10기 영식과 백합은 아침부터 아슬아슬한 기류를 형성했다. 10기 영식은 “원하는 거 다 하고 가라. 난 아무것도 모른다. 그대가 알아서 결정해라”라고 통보했다. 이에 심기가 불편해진 백합은 “내가 하고 싶은 거 이미 다 얘기했잖아. 내가 마사지 받고 쉬고 싶다고 했는데 ‘13일도 있으니 그날 하라’고 했잖아”라며, 자신이 원한 일정을 귀국 날인 13일로 미룬 것에 대한 원망을 터뜨렸다. 10기 영식은 “그대가 일정을 바꾸는 데 동의한 거잖아. ‘하고 싶은 거 못 했네’라고 생각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최선을 다해서 하면 돼”라고 맞섰다. 직후 백합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역시 안 맞는다. 진지한 관계가 될 것 같으면 더 얘기해 볼 텐데 남녀의 마음이 없어서 굳이 더는 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10기 영식 역시, “서로 갈 길 가는 게 맞다. 백합님과 인연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남의 떡은 크다


어색한 기류 속 10기 영식·백합은 4기 영수·정숙을 만나러 근처 쇼핑몰로 갔다. 여기서 10기 영식은 4기 영수·정숙이 보란 듯이 “오늘 쇼핑 못 하면 한국에서 한국 돈으로 쇼핑하게 해줄게. 내가 제대로 애프터 서비스 해줄게”라고 큰소리쳤다. 이를 본 4기 정숙은 “우린 이게 안 되잖아?”라며 10기 영식의 화법을 부러워했다. 반면 백합은 자신이 하고 싶어 했던 인도 메이크업과 혼례복 체험을 한 4기 정숙을 부러워했고, “저희는 하루에 한 끼만 사 먹었다. 돈이 이만큼 남았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무속인인 4기 정숙은 10기 영식의 마음을 읽은 듯 “10기 영식님은 상대방이 그만큼 알아주지 못하면 그거에 지치는 사람이야”라고 말했고, 이에 놀란 10기 영식은 “정확해!”라고 호응했다. 백합 역시 지지 않고 “난 모든 일정이 힘들었어”라며 한풀이를 했는데, 4기 정숙은 “그렇지. 언니 입장에선 고난과 역경의 수난사지”라고 위로해줬다. 이후로도 백합은 10기 영식에 대한 ‘앞담화’를 멈추지 못했고, 마음이 상한 10기 영식은 얼굴이 굳어버렸다.
한식당 회동
네 사람은 근처 한식당에 들어가 삼겹살을 주문했다. 이때 10기 영식은 “난 배가 안 고파서 아무것도 안 먹어도 된다. 그리고 난 냉동 삼겹살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라며 고기 굽기를 자처했다. 그러면서 그는 백합의 ‘앞담화’를 의식한 듯 “백합님, 많이 먹어. 힘들게 여행도 하시고 해서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백합은 “우리 서로 그렇게 생각하지 말자”면서 “난 내 돈 주고 안 올 나라 TOP2에 들어가는 게 인도였다. 근데 또 오고 싶다고 내가 말할 정도면 영식아 네가 굉장히 잘한 거야”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10기 영식은 “알아줘서 고마워”라며 마음을 풀었고 네 사람은 다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며 식사를 마무리했다.
정숙 “우리는 끝이 보이지 않는 긴 줄로 연결이 되어 있는 느낌”


숙소로 돌아가는 길 10기 영식과 백합은 “나는 정말로 아주 고마운 파트너를 만났다”, “잊지 마! 너라서 인도 온 거다”는 덕담을 주고받았다. 4기 영수·정숙도 여전한 티격태격 속에 공항으로 떠나며 인도 여행을 마무리했다. 이후 4기 영수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4기 정숙에 대해 “가끔 꿈에 나오는 사람, 꿈에서만 봐야 할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반면 4기 정숙은 “우리는 끝이 보이지 않는 긴 줄로 연결이 되어 있는 느낌”이라며 “4년 뒤에 ‘지볶행’ 다시 찍자”고 제안했다. 나아가 4기 정숙은 “그때까지도 혼자면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 너랑 살다 이혼을 하든, 결혼식이라도 올려보든, 그냥 대충 적당히 살다 가자~”라며 열린 엔딩을 보였다.
두 커플의 다사다난했던 인도 여행을 마지막으로 ‘지볶행’은 “재정비 시간을 가진 후” 새롭게 돌아올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