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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07 (수)

[사랑 OST] “빌어먹을 세상 따위” 시즌 2 마지막 편 엔딩 크레딧 음악- "Then You Can Tell Me Goodbye 그러고 나서 안녕이라 말할 수 있어요."

남녀가 만나서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는 과정은 한편의 영화이며 드라마입니다. 영화나 드라마는 사랑을 다루고,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음악에 담으며, 그 음악은 사랑에 빠진 이들의 시(詩)가 되어 흐릅니다. 아름다운 영화와 드라마 속 “사랑 OST” 이야기는 사랑에 빠진 이들의 마음을 위로하며 사랑의 의미를 되짚어 봅니다. (기사 내용 중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되어 있음)

Then You Can Tell Me Goodbye 바로 듣기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중 2018년 1월 5일 전 세계에 공개되어 큰 인기를 얻은 영국 드라마가 있다.  ‘빌어먹을 세상 따위’로 번역된 'The End of the F***ing World'이다. 많은 유튜버들이 꼭 볼 것을 권하는 추천작이 되면서 우리나라 시청자들에게도 꽤 알려진 작품이다. 원작은 2013년에 비평가와 대중의 찬사를 받으며 출간된 찰스 포스먼의 그래픽 노블이다.

 

 

자신을 사이코패스라고 생각하는 소년 제임스와 세상에 냉소적이고 반항적인 소녀 앨리사의 돌이킬 수 없는 여정을 그린 로드 무비다. 일반적인 드라마와 달리 매 편 20여 분 정도의 짧은 분량으로 시즌1, 2 각각 8편씩 총 16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암울한 로드 무비

영화는 일반적인 도덕률을 갖춘 사람이 소화하기 버거운 블랙코미디로 가득 차 있다. 제임스는 어려서부터 이유 없이 동물을 죽이고 자극을 느끼기 위해 손을 일부러 끓는 기름 속에 넣는가 하면 함께 도주 여행을 펼치는, 동반자라고 할 수 있는 앨리사를 죽이기 위해 항상 칼을 품고 다닌다. 앨리사도 별반 다르지 않은데 매사 충동적이며 스스로도 인정하듯 ‘싸가지없는’ 언행으로 사람들을 불편하게 한다. 극중 제임스의 표현을 빌자면 ‘앨리사는 온도를 낮추는 능력’이 있어서 말로 사람을 불편하게 하고 분위기를 싸늘하게 한다. 하고 싶은 말을 에둘러 표현하지 못하고 돌직구를 날려 상대에게 상처 준다. 그리고 이 두사람은 기본적으로 지독하게 우울하며 영화 분위기도 매우 울적하다.

 

로튼 토마토 100%

그런데 어떻게 이런 드라마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을까? 흥행 요소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는 이 드라마는 심지어 주인공도 우리가 흔히 보아오던 멋진 남성, 여성과 거리가 있다. 액션이 화려하지도 않으며 끝없이 두 사람의 속마음 내레이션이 중간 중간 파고들어 일반적인 드라마의 시나리오와 다르다. 보통 이런 속마음 내레이션이 넘쳐나면 초짜 시나리오 작가라고 핀잔을 들었을 테지만, 이 드라마는 이런 모든 요소를 뛰어 넘어서 세계적으로 흥행과 찬사를 모두 얻는데 성공했다. 

 

2019년 11월 시즌2가 발표된 후 5년이 지났지만 에스콰이어지는 2024년 7월 11일 Netflix에서 볼 수 있는 최고의 영국 드라마 30선에 이 작품을 꼽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2018년 론칭 당시, 평론 리뷰 모음 사이트로 유명한 로튼토마토 (Rotten Tomatoes)에서 최고 평점인 100%도 받았다.  

 

영화적 과장을 압도하는  리얼리즘 사랑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 영국 시리즈는 평단과 일반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을까? 넷플릭스는 이 드라마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감정 없는 사이코패스 소년이 뜨겁고 반항적인 소녀를 만난다. 소녀의 손에 이끌려 떠난 길, 불운 뿐인 그 길. 그래도 끝까지 가본다.” 즉 스스로를 사이코패스라고 생각한 형편없는 주인공이 또다른 형편 없어 보이는 소녀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아주 리얼하게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수 많은 드라마와 영화가 포장해온 로맨틱하고 근사하며 아름다운 연애가 아니다. 이들의 연애는 우리 주변에서 실제로 있음직한(물론 범죄 등 과장된 설정은 빼고)모습으로 그려진다. 시즌2에 가면 두 사람의 기괴한 사랑을 더 극명하게 보여주는데 이걸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두 사람은 냉담하며 냉소적이다. 남자 주인공 제임스는 결혼한다면 갖추어야 할 직업 등 최소한의 조건도 없는 루저의 모습이다. 그런데도 모든 시리즈를 다 보고 나면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 지금 내가 사랑하고 있는 사람을 떠올리고 사랑이 무엇인지 돌이켜 보게 만드는 힘이 있는 드라마다. 장점도 없고 단점만 보이는데 같이 있어주고 싶고 어려움에 처하면 곁에 있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 제임스와 앨리사가 보여주는 사랑이다.

 

 

‘그러고 나서 당신은 안녕이라 말할 수 있죠’(Then You Can Tell Me Goodbye) 는 시즌2 여덟 번째 에피소드 맨 마지막 장면 다음에 흐르는 OST다. 무미건조하다 싶을 정도로 맥없는 사랑 고백이 있은 후 엔딩 크레딧과 함께 흐르는 이 곡은 가슴 깊은 곳에 울림을 주어 영화의 여운을 강렬하게 이어간다. 1969년 발매된 소울 가수 베티스완(1944년 생 현재 80세)의 더 소울 뷰 나우(The soul view now!) 앨범 세번째 트랙에 수록되어 있다. 베티 스완(Bettye Swann  1944년 10월 24일 ~ )은 베티 바튼(Betty Barton) 으로도 알려진 미국의 소울 가수 이다 .

 

Then You Can Tell Me Goodbye는 베티 스완 전에도 여러 사람이 불렀던 명곡이다. 작곡자는 존 러우더 밀크( John D. Loudermilk)인데 작사가는 확인하기 어렵다. 1962년 돈체리, 1967년 그룹 더 카지노( The Casinos), 1968년 에디 아놀드 등이 불렀는데 베티 스완의 버전처럼 ‘빌어먹을 세상 따위’에 딱 맞는 분위기는 없다. 음악 감독이, 깊은 내면의 울림을 말하듯 자연스럽게, 그러나 거칠게 쏟아내는 베티 스완 버전의 ‘Then You Can Tell Me Goodbye’를 OST로 선택한 것은 너무도 당연해 보인다.

 

 

가사는 다음과 같다.

 

백만 년 동안 매일 아침 나에게 키스해줘요.

Kiss me each morning for a million years

 

매일 저녁 나를 당신 옆에서 안아줘요.

Hold me each evening by your side

 

백만 년, 백만 년 동안 나를 사랑한다고 말해줘요.

Tell me you love me for a million, a million years

 

그러고 나서 우리가 잘 안된다면

Then if it don't work out

 

그러고 나서 우리가 잘 안된다면

Then if it don't work out

 

그럼 내게 안녕이라 말해도 돼

Then you can tell me goodbye

 

내 커피를 달콤하게 만드는 아침 키스

Sweeten my coffee with a morning kiss

 

내 꿈을 부드럽게 만드는 너의 숨결

Soften my dreams with your sigh

 

그리고 백만 년, 백만 년 동안 날 사랑한 후에

And after you've loved me for a million, a million years

 

그러고 나서 우리가 잘 안된다면

Then if it don't work out

 

그러고 나서 우리가 잘 안된다면

Then if it don't work out

 

그런 다음 내게 안녕이라 말해요

Then you can tell me, tell me goodbye

 

꼭 가야만 한다면… 내 사랑! 난 슬퍼하지 않을 거야

If you must go, baby, I won't grieve

 

단지 평생 기다릴 뿐

But just wait a lifetime

 

당신이 떠나기 전에,

Before you leave,

 

꼭 그렇게 가야만 한다면

Then if you must go

 

난 안된다고 말하지 않겠어요.

I won't tell you no, no, no

 

하지만 정말로 우리가 노력했다고 말할 수 있도록

But just so that we can say that we tried

 

오 내 사랑! 백만 년, 백만 년 동안 나를 사랑한다고 말해줘요

Oh baby, tell me you love me for a million, a million years

 

그러고 나서 우리가 잘 안된다면

Then if it don't work out

 

그러고 나서 우리가 잘 안된다면

Then if it don't work out

 

그런 다음 내게 안녕이라 말해요

Then you can tell me goodbye

 

그런 다음 내게 말해요

Then you can tell me

 

안녕이라 말해요

You can tell me goodbye

 

가사 내용은 사랑하는 이와 절대로 이별하지 않겠다는 말을 반어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안녕이라고 말하려면 100만년 동안 사랑한다고 말한 후에 가라고 한다. 우리나라 고려가요 ‘정석가’와 같은 표현이다.

 

“무쇠로 군복을 만들어 철사로 주름을 박습니다. 그 옷이 다 헐어야만 그 옷이 다 헐어야만

유덕하신 임과 이별하고 싶습니다.”

<원문>

므쇠로 텰릭을 말아 나난 므쇠로 텰릭을 말아 나난 鐵絲로 주롬 바고이다. 그 오시 다 헐어시아.

그 오시 다 헐어시아 有德하신 님 여해아와지이다.

 

시대가 아무리 흘러도 사랑하는 이와 헤어지지고 싶지 않은 절절한 마음은 동서양 모두에게 똑같은가 보다. 솔로들의 마음을 적셔줄 이 음악을 들어보시기 바란다. (음악 바로 듣기)